연구성과

화학 장영태 교수팀, 형광분자로 파상풍‧폐렴‧식중독균 검출, ‘더 빠르게’

2019-05-13 926

[그람양성균 검출 위한 형광 분자 개발]

장영태 교수

2년 전 한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사망사건에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그람음성균’이다. 이 그람음성균은 1884년부터 이용된 세균 염색법 ‘그람염색법’으로 염색했을 때 붉은색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보라색으로 감염되는 병원균은 ‘그람양성균’으로 불린다. 주로 파상풍균이나 폐렴균, 식중독균이 그람양성균의 일종이다. 그람염색법은 박테리아를 분류하는데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표준 방법이기는 하지만, 여러 단계의 과정이 필요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실제 사용에는 어려움이 많이 따랐다.

화학과 장영태 교수‧강남영 박사, 권화영 박사‧통합과정 루이 샤오(Lui Xiao) 씨 연구팀은 그람양성균을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형광탐침 ‘BacGO’를 개발해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지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폐수 슬러지를 이용한 실험에서 폐수 처리과정에서 박테리아 비율을 모니터링하거나, 각막염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람염색법은 1884년 덴마크에서 개발되어 지금까지 계속 활용되어 온 세균검출법이다. 하지만, 크리스탈 바이올렛과 사프라닌 등의 염료를 이용하여, 고정 (화학적인 처리로 세균를 죽이는 과정)된 시료에만 적용할 수 있고, 여러 단계의 처리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색깔 변화를 이용하는 그람염색법보다 감도가 좋은 형광 탐침(probe)들도 개발이 되어 왔으나, 세균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검출속도가 늦다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주로 폐수 슬러지에 세균 유무 여부를 확인하는 등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작업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그람양성균의 펩티도글리칸층에 있는 다당사슬에 주목, 이 사슬과 잘 결합하는 붕산(boronic acid)을 이용해 그람양성균을 선별할 수 있는 형광분자들을 골라냈고, 이 중에서도 그람양성균만을 골라 염색할 수 있는 형광탐침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형광탐침은 다양한 그람양성균을 모두 골라낼 수 있으며, 연구팀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폐수 슬러지와 각막염에 걸린 생쥐에 적용하는 응용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BacGO를 이용하면 환경 박테리아가 모여있는 폐수 슬러지에서는 폐수 처리 과정에서 박테리아 비율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각막염에 걸린 생쥐를 통해서는 아주 정확하게 박테리아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어, 감염 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장영태 교수는 “그간 활용되어 온 그람 염색법과 달리 이 BacGO를 이용하면, 최소한의 염색과정으로 다양한 그람양성균을 ‘살아있는 상태로’ 탐지할 수 있다”며 “그간 많은 한계점을 보여온 그람 양성균 형광탐침을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폐수 모니터링이나 박테리아 감염 진단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